금은 왜 오르지 않는가
하루 평균 세계 금 거래량은 약 1,830억 달러에 이를 정도로 금은 세계 최대 금융자산 중 하나입니다.
대표적인 금 투자 무용론자인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의 수차례에 걸친, 금을 효용성 없는 자산이라는 평가절하가 아니더라도 금은 수익성도 높지 않으면서 물가상승에 대한 위험을 분산시키는데도 효율적이지 않다는 것이 전세계 금융시장에서는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입니다.
물론, 세계최대 자산운용사중 하나인 브릿지워터의 레이달리오는 그의 포트폴리오에서 금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기는 합니다.
2000년대 초 온스당 460 달러에 불과했던 금값은 2021년 8월 기준 약 1,815달러까지 증가했으나, 2011년 이후 10년 간 미국의 S&P 500 지수가 매년 16% 넘는 수익률을 기록하며 상승하거나 10년 만기 미국채의 연간 수익률도 2%를 넘어서는 기간동안 금값은 오히려 10년간 소폭 하락하였습니다.
우리는 현재 코로나19와 인플레이션 시대를 살고 있어서 병에 걸려 쓰러지거나 저금리와 막대한 재정정책 사용에 따른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모든 것의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데, 왜 유독 금 가격만 오르지 않는지 의구심을 품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구시대적 의식의 산물인 '야만적인' 금의 시대는 끝났다고 합니다.
먼저, 현재 국제 금융시장에서 '종이로 거래되는' 금의 허구적인 실체에 대해 의구심을 가져볼만 합니다.
https://swan7926.tistory.com/236
현재 정직한 가격를 산출하기 위한 모든 척도를 무시하는 금융환경(예를 들면, 역사적으로 고평가된 주식, 마이너스 수익률이 된 채권이나 투명하지 못한 중앙은행 등)에서는 금의 가격이 오르지 않는 것이 그리 놀라운 일만도 아닙니다.
또한, 끝없이 계속되는 금과 비트코인에 대한 논쟁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시장 참여자들의 일부는 비트코인이 금의 자리를 대체할 것이며, 계속적으로 시장 점유율을 빼앗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금 가격은 수학적으로 실패한 전세계 금융 및 경제 시스템에 대한 역사적 보험으로서의 현재와 미래 역할이 다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입니다.
금(Gold)이 가진 세가지 역할
지금의 전세계 경제는 1) 경기침체 위험, 2) 시장 변동성 위험, 3) 인플레이션/환율 위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환경속에서 금은 아래의 세가지 역할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1. 불황 위험 회피
경기 침체의 경우, 금은 과열된 통화 팽창의 온도를 테스트하는 감정적, 수학적 지표와 같습니다.
정책 입안자가 경제 시스템에 불가피한 '자극'(법정 화폐)를 더 추가하기 전에라도 금의 가격은 상승합니다. 정책 입안자들이 공식적으로 경기 침체를 발표할 때쯤이면,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반응하기에는 너무 늦기 때문에 금 가격은 화폐 인쇄업자들이 휘젓기 시작하기도 전에 통화 팽창을 예상하여 더 빠르게 움직입니다.
예를 들면, 2020년 'COVID 경기 침체' 훨씬 이전에 시장과 중앙은행들이 절망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2019년 말까지 부채 수준은 차트를 한참 벗어났고 그럼에도 유동성은 고갈되었으며 레포 시장은 한달에 수천억 달러의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의 달러를 빨아들이고 있었고 한달에 600억 달러에 달하는 비공식 QE(양적완화)가 본격화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2020년 3월 코로나 팬데믹이 찾아와서 시장과 GDP는 급락했을 당시, 금 가격은 이미 2019년 19% 상승후 2020년 25% 상승을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요약하면, 경기 침체의 위험 회피 수단으로써 금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 각국 중앙 은행보다 앞서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건 그렇고, 경기 침체를 예고하고 투자자들에게 경고한 미국 연준의 기록은 10점 만점에 0점입니다)
2. 시장 변동성 헤지
2020년 3월 팬테믹에 의한 금융 시장의 폭락시 금 가격도 함께 하락하였음을 우리는 기억합니다. 이는 주로 다른 투자자산 가치 하락에 따른 유동성 확보를 위한 금 매도에 기인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위에서도 언급하였지만, 금은 추가 화폐 발행(에 따른 달러 가치 하락)을 예상하며 빠르게 반응하여 2020년 중/하반기에 꾸준히 상승했습니다. 물론, 주식 시장도 빠르게 그리고 금의 가격 반등보다 더 높게 반등해 주었긴 합니다만.
그러나 현재 가치 평가와 전혀 관련이 없는 가격 수준에 도달한 위험 자산에서 향후 발생될 위험이 높은 변동성은 금보다 해당 자산에 대해 앞으로 훨씬 더 고통스러울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의 금 가격은 금융 시장이 요동칠 때 반대로 지그재그 파동을 그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3. 인플레이션 및 통화 위험 헤지
여기에서 우리는 궁극의 질문에 부딪힙니다. 분명하게 인플레이션 뉴노멀 시대에 대한 위험 회피 수단으로 금 가격이 상승해야 하는데 도대체 왜 금 가격은 오르지 않는지.
인플레이션 상승에 따라 미국 국채의 실질 금리는 마이너스로 계속 곤두박질 치고 있습니다. 이는 달러의 가치를 하락시키고 있고 이에 따라 통화 가치 하락에 따른 위험 회피 수단으로 금의 가격은 상승해야 합니다.
2020년 금은 인플레이션에 발맞춰 이에 따라 두자릿수 가격 움직임이 동일하게 반영되었지만, 올해 실질 금리는 여전히 하락하고 인플레이션은 상승하면서 금은 이익보다는 한자리수 손실을 보이고 있습니다.
예전 유행어를 빌리면 이런 질문이 나옵니다.
"도대체 왜 이러는 걸까요?"
금 : 시간에 대한 투자
앞서 언급한 브리지워터의 레이달리오의 말을 빌리면, 통화는 쓰레기가 되고 금이 대접을 받는 날이 올것이다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금의 주요 역할은 이미 불타고 있는 글로벌 금융 및 통화 시스템에 대한 보험 역할을 하는 것이고 가격 회귀 현상과 함께 통화 성장률을 추적함으로써 위에서 말씀드렸다시피 금융시장이 요동칠수록 금은 반대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씀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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