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mphleteer

반응형

https://youtu.be/4_hTf01_NVU

 

미국의 꿈, 변화의 기로에 서다

미국 재무장관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가 NBC의 Meet the Press에 출연해 최근 미국 증시 조정이 “건강한 현상”이라고 발언한 이후, 월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많은 이들은 베센트 장관이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경제 정책의 ‘이성적인 목소리’ 역할을 하며, 시장 불안 시마다 유동성을 공급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번 발언은 단순한 시장 조정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미국 경제 정책의 방향성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변화의 핵심은 미국이 더 이상 ‘저렴한 상품과 소비의 천국’으로 남아 있지 않겠다는 점입니다. 베센트 장관은 “저렴한 상품을 쉽게 구입하는 것이 미국인의 꿈(American Dream)의 본질이 아니다”라고 단언했으며, 이는 오랫동안 미국 경제의 중심이었던 소비 중심주의에서 생산 중심주의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의미합니다. 미국은 이제 *“우리가 무엇을, 어디서, 누구를 위해 생산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있으며, 더 이상 글로벌 공급망에 의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의 꿈: 소비에서 생산으로

1950년대 이후 미국의 꿈은 경제적 번영과 함께 발전해 왔으며, 이는 값싼 소비재에 대한 접근과 중산층의 확대로 이어졌습니다.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소비 시장으로 기능하며, 해외에서 생산된 상품을 대량으로 수입하여 경제를 유지해 왔습니다. 특히, 1990년대 이후 중국의 대미(對美) 수출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미국 소비자들은 더욱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한 상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이 모델이 더 이상 미국의 장기적인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이제 중국과 같은 주요 교역국과의 무역에서 공정성을 강조하며, 자국 내 생산과 산업 육성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습니다. 베센트 장관은 “무역은 자유로웠지만 공정하지 않았다”며, 미국이 더 이상 글로벌 소비 시장으로 남아 있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20%에 달하는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는 그 신호탄이며, 베센트 장관은 이 비용을 중국 기업들이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제 미국의 꿈은 소비의 풍요가 아닌, 강한 생산력과 자급자족을 의미하게 되었습니다. 금융 중심의 경제에서 벗어나 제조업과 기술 혁신을 통한 ‘실물 경제’의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는 20세기 중반 미국의 산업 전성기를 떠올리게 합니다. 소비는 여전히 중요하지만, 과거처럼 ‘값싼 상품을 손쉽게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국내에서 생산된 상품을 통해 지속 가능한 경제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새로운 미국의 꿈이 되고 있습니다.

 

미국 소비 문화의 변화와 도전 과제

이러한 변화는 미국 소비자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저렴한 해외 제품이 줄어들면서 생활비가 증가할 가능성이 크며, 이는 단기적으로는 미국인들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베센트 장관은 강달러 정책과 중국 기업들의 비용 부담을 통해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전략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에 대한 의문입니다.

과거 케네디 대통령은 “자유를 지키기 위해 어떤 희생도 감수할 것”이라고 선언한 바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 역시, 미국 경제의 장기적인 독립성과 안정성을 위해 일정한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곧 미국인들이 당장의 저렴한 소비보다, 장기적인 경제 자립과 국가적 우위를 위한 새로운 경제 질서를 받아들여야 함을 의미합니다.

 

중국의 대응: 소비 중심 경제로의 전환

아이러니하게도, 미국이 소비 중심 경제에서 벗어나려 하는 동안 중국은 오히려 소비 중심 경제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중국 신화통신(Xinhua)은 최근 중국 정부가 소비 활성화를 위한 경제 정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 정책에는 주식과 부동산 시장 안정화, 출산율 제고를 위한 보육비 지원, 복지 확대, 국내 관광 활성화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이며, 이를 통해 가계 저축률을 낮추고 소비를 증가시키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1950년대 이후 미국이 채택했던 경제 모델을 이제 중국이 받아들이려 한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대조를 이룹니다.

하지만 중국 역시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우선, 지속적인 디플레이션 압력 속에서 소비를 확대하기 위해 중국 정부는 1994년 이후 최대 규모인 GDP 대비 4%의 재정 적자를 감수하고, 중국 인민은행(PBOC)은 14년 만에 가장 완화적인 통화 정책을 펼칠 계획입니다. 또한, 시진핑 주석이 소비 중심 경제를 서구적 퇴폐주의로 간주하고 있다는 점도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 그는 생산 중심 경제를 선호하며,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을 기반으로 실물 경제 강화를 더욱 중시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 꿈의 교차점에 서다

현재 미국과 중국은 서로 반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미국은 소비 중심 경제에서 생산 중심 경제로 이동하고 있으며, 중국은 생산 중심 경제에서 소비 중심 경제로 전환하려 하고 있습니다. 한때 미국의 꿈이었던 ‘소비의 풍요’는 이제 중국이 추구하는 방향이 되고 있으며, 반대로 중국이 오랫동안 지켜왔던 ‘생산 우선주의’는 미국의 새로운 경제 전략이 되고 있습니다.

경제 질서의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정책 조정이 아니라, 미국과 중국의 장기적인 경쟁 구도 속에서 세계 경제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미국의 꿈은 더 이상 값싼 소비재를 쉽게 구하는 것이 아니라, 안정적인 생산 기반을 갖춘 강한 경제를 구축하는 것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경제 정책의 변화가 아니라, 미국 사회가 스스로의 정체성을 다시 정의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의 과제는 이러한 변화가 미국 경제와 사회에 미칠 장기적인 영향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미국이 생산 중심의 경제로 성공적으로 전환할 수 있을지, 그리고 중국이 소비 중심 경제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어떤 도전에 직면할지, 세계 경제는 이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