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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세상을 떠난 역사상 가장 위대한 록밴드 드러머의 한명인 찰리 와츠를 기리며.

 

예술학교를 졸업하고 디자이너로 일하다가 세계적인 록밴드의 드러머가 되었지만, 재즈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재즈 앨범까지 발매했던 '블루노트나 버드랜드 같은 뉴욕 재즈 클럽 무대에서 찰리 파커와 함께 연주하는 것이 일생의 꿈'이었던 그가 세상을 떠났다.

 

보컬 믹 재거와 기타리스트 키스 리처즈 연주의 수많은 명곡들의 배경에서 묵묵히 곡의 비트를 이끌어간 사람.

 

2003년 싱가폴의 어느 길거리에서 포스터를 보고 믿을 수가 없었다.

롤링스톤즈의 공연라니... 그것도 이 작은 나라 싱가폴에서...

두번 생각할 필요없이 티켓을 예매하고 공연을 보러갔었다.

 

전성기 시절의 연주만큼은 될 수 없는 멤버들의 연주였지만, 그들을 뒷받침해주는 드러머 찰리 와츠와 훌륭한 세션맨들이 사운드를 채워주었고 화려한 코러스와 그 위로 폭발하듯 터져나오는 믹재거의 노래 소리는 록계의 악동, 롤링스톤즈가 그렇게 긴 시간동안 역사상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밴드중 하나임을 의심할 수 없었다.

 

 

내 뒤에서 공연을 즐기던 누군가 자신의 친구에게 고함치듯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렸다.

"이건 너무 감동이야. 마치 내가 15살로 돌아간 것 같아!!!"

그랬다. 그 말에 나 역시 수긍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우리가 15살에 미친듯이 빠져들었던 수퍼스타가 우리의 눈 앞에서 싸구려 오디오가 아닌 라이브로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었다. 화려한 조명과 수많은 군중들 앞에서 2시간 남짓 쇼가 펼쳐지는 동안 나는 15살에 그들의 LP를 들고 가슴 설레어하던 그 소년이 되어 있었다.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화려한 무대에서 연주를 하면서도 뉴욕의 작은 재즈 클럽에서의 연주를 꿈꾸던 찰리 와츠, 그의 연주가 그립다.

 

이 사진을 볼 때마다 그들의 그날 공연으로 인해 나는 15살의 나로 돌아간다.

이것이 음악이 가진 힘 중의 하나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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