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 전쟁의 끝은 어디인가
사우디의 실세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의 지휘아래 탈석유 신성장 계획인 ‘비전 2030’에 따른 막대한 재정 수요를 맞추려면 세계 최대 국영회사이자 석유기업인 아람코의 주가가 하락해서는 안되기 때문에 애초에 사우디는 감산을 통해 국제 유가의 하락을 막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러시아는 그동안의 OPEC+의 감산 노력의 결과에 따른 국제 유가 지지가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국 셰일업체들의 배만 불리고 시장점유율마저 빼앗기는 반사이익으로 돌아가는 것에 불만이 있었을 뿐만 아니라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에서 유럽을 잇는 가스관인 ‘노르트 스트림 2’를 건설해서 러시아산 가스를 유럽에 판매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반대해온 미국 트럼프 대통령에게 상단한 불만을 표현해왔습니다. 또한, 종신집권을 추진중인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최대 무기인 석유를 이용하여 사우디와 미국에 맞서는 ‘강한 러시아’의 이미지를 국민들에게 각인시켜 4월 22일 국민투표에서 개헌안을 통과시키려는 속셈으로 보입니다.
2020년 3월 초 전세계 코로나 19 전염병 확산 사태에 따른 오일 수요량의 감소에 대처하기 위한산유량 감산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회의가 오스트리아 빈에서 있었고 이 자리에서 세계 산유량 2위인 사우디의 감산 제의를 산유량 3위인 러시아가 반대하며 회의가 결렬되었고 러시아의 반대에 분노한 사우디는 감산 입장을 바꿔 증산 카드를 꺼내 들었고 아랍에미리트(UAE)도 증산에 동참했습니다.
중동의 맹주 자리를 놓고 이란과 경쟁중인 사우디는 시리아 북부에서 미군이 철수함으로써 정치 군사적으로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이란에게 밀리는 지정학적 힘이 균형이 붕괴되는 위기감을 느끼며, 대량의 무기 구매까지 진행하며 우호관계의 선의를 표시했지만, 미국의 중동철수에 따른 배신에 섭섭함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사우디의 증산 전략은 시장점유율을 높임으로써 이 기회에 경쟁국인 러시아를 유가전쟁을 통해 콧대를 꺾고 적대국인 이란 때문에 우호관계를 유지해왔던 미국의 셰일 업체들을 굴복시키겠다는 복수였습니다.
사우디의 원유 생산 원가는 2.8달러에 불과하고 러시아도 최근 몇 년간 원유 매출 증가로 1700억 달러 규모의 국부펀드를 조성함으로써 탄알을 확보해 놓은 입장에서 전세계 전염병 확산에 따른 수요 감소 상황에서 양 국가간의 증산을 통한 치킨게임으로 어느정도 국제 유가가 폭락해도 버틸 수 있다는 계산입니다.
지난 10여년간 셰일오일산업이 미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0%정도로 성장을 해왔고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지지 기반인 텍사스주에 몰려 있는 미국 셰일업체들은 주요 지역 시추를 중단하고 대규모 해고 등 구조조정에 들어갈 준비와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합니다. 여기에 셰일업체들에게 막대한 자금을 투자한 주요 금융사와 연기금도 나서 트럼프 정부의 액션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전략비축유 매입이란 카드를 꺼내들었고 동시에 사우디와 러시아간의 중재에 들어갔으나 아직 시장의 기대에는 이렇다할 결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19 사태가 진정되며 전세계 오일 수요가 다시 증가하던가,
미국 셰일업체가 구조조정으로 공급량의 감소가 일어나거나,
사우디와 러시아가 미국의 중재로 극적인 합의를 이뤄 공급량의 감축을 합의하거나,
어떤 방식으로던 현재 진행중인 오일 전쟁이 경기 침체의 부담이 되질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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